인권연대가 지난해 이선균씨 자살을 계기로 검·경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해 지난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04년부터 2023년까지 20년 동안 언론 보도 등 각종 자료를 참고해 집계한 결과, 검찰과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241명으로 파악되었다고 합니다. 한 해 평균 12명으로 한 달에 한 명꼴로 조사 받는 중 목숨을 끊은 겁니다. 인권연대는 언론에 다뤄진 사건에 한정한 것이어서 실제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2004~2023 검찰과 경찰 수사 과정의 자살자 현황
연도 | ’04 | ’05 | ’06 | ’07 | ’08 | ’0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계 |
숫자(명) | 13 | 11 | 11 | 10 | 12 | 12 | 12 | 24 | 12 | 12 | 22 | 21 | 9 | 9 | 7 | 11 | 8 | 8 | 9 | 8 | 241 |
구체적으로 진보정권 시기와 보수정권 시기의 자살자 현황을 비교하면 진보정권 시기에는 110개월 동안 88명(1개월당 0.8명), 보수정권 시기는 126개월 간 153명(1개월당 1.2명)으로 파악됐습니다. 진보정권과 보수정권 시기 자살자 비율은 각각 36.5% 대 63.5%였습니다.
또, 검찰 수사과정에서 자살한 사람의 숫자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자살한 사람 숫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전체 241명 중 검찰 수사과정에서 자살한 사람은 163명, 경찰 수사과정에서 자살한 사람은 76명으로, 각각 68%와 32%로 검찰이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자살자가 가장 많았던 2011년(24명)의 경우, 검찰 수사과정에서 자살한 사람은 21명, 경찰 수사과정에서 자살한 사람은 3명으로 검찰 수사과정에서 자살한 사람이 7배나 됐습니다.
이를 사건접수 통계를 적용해 살펴보면, 2011년 당시 검찰의 사건접수는 2,333,951건(17%), 경찰의 사건접수는 11,703,598건(83%)으로, 검찰의 경우 접수된 사건 11만 건 당 1건의 자살 사건이, 경찰의 경우 390만 건 당 1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3%(검찰) 대 97%(경찰)의 차이로 경찰이 다뤘던 형사사건의 비중이 검찰이 다뤘던 형사사건 비중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자살한 사람 비중은 검찰이 다뤘던 사건에서 약 32배 이상 높은 것입니다.
인권연대는 해마다 평균 12명의 국민이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벌어지지만 책임지는 기관이 없다며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체제가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지적을 근거로 민주당은 7월 4일 국회에서 검찰 조사의 잔혹함을 밝히는 특검을 수용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인권, 반인권 작태를 낱낱이 공개하고 관련 검사들은 탄핵해 이런 일이 더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데 국회가 앞장 서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