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윤성호의 승복 캐릭터인 '뉴진스님' DJ 공연 찬반 논란이 거셉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불교계의 반대로 일부 공연이 취소된 데 이어 이번에는 싱가포르 불교계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싱가포르 내무부 장관은 22일 SNS를 통해 "(뉴진스님) 공연이 열리면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찰이 알렸고, 클럽 업주가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장관은 뉴진스님이 승복을 입고 공연하며 가사에 불경 구절을 사용한다며 "이는 싱가포르 불교계에 모욕적인 것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합니다. 뉴진스님은 6월 19∼20일 싱가포르 한 클럽에서 공연할 예정입니다.
공연 사실이 알려지자 싱가포르 불교도연맹은 공연 불허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뉴진스님은 진짜 승려가 아니므로 승복을 입고 공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싱가포르 경찰은 전날 성명을 통해 클럽 측에 '공공 공연' 허가 조건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고 합니다. 허가 조건이란 공연이 특정 인종, 종교, 민족 등에 모욕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뉴진스님 공연이 이 조건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클럽측이 아직까지는 "허가 조건을 준수하고 공연에 종교 관련 요소가 전혀 포함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할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앞서 뉴진스님은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클럽에서 공연했고,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면서 현지 불교계와 정치권 등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습니다. 이에 따라 예정된 추가 공연이 취소되는 사태로 번졌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국내에서는 최대 종단이 조계종이 환영하고 있고 홍콩, 대만 등에서도 뉴진스님에 대한 반응이 좋습니다.
물론 반대 여론도 있습니다. "불교가 무거워서도 안 되지만 가볍게 취급당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며 장삼을 입고 아무 행동이나 한다면 "승가 위의를 실추시키고 한국 불교를 폄훼"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봉녕사금강율학승가대학원 조교수인 정현 스님도 최근 법보신문 기고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대중의 관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엔터테이너의 삶 속에 승복이 얹힘으로써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이 ‘Zen 스타일’과 같은 하나의 문화적 흐름이 될지, 성공적 포교전략이 되어 불자가 크게 늘어날지, 더불어 출가자 숫자도 상승할지, 아니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불교를 유지시키는 원동력은 불교를 문화적으로 소비하는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삶을 선택한 수행자들과 그들의 구도적 삶을 존중하는 다수의 신실한 불자들, 그리고 삶이 주는 고민으로 인해 불교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대중들이다.
장기적으로 제일 효과적인 포교는 한 사람의 훌륭한 출가자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출가자를 길러내는 과정은 잠깐 신났다가 끝이 나는 공연과는 다르다. 만약 ‘뉴진스님’ 효과로 불교를 만난 한 청년이 출가를 하거나, 혹은 만에 하나 윤성호씨가 진짜 출가를 하더라도 승가는 ‘사미계 조항에 의해 지금부터는 승복이나 장삼을 입은 채 무대 위에서 디제잉을 하지 말라. 음주가무 하는 장소에는 출입하지 말라. 출가자다운 위의를 지켜야 한다.’라고 가르칠 것이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비구와 비구니의 의제인 승복을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평복으로 확대해석 하는 것은 너무 나아간 듯하다. 현행 승복이 더 이상 스님의 고유 복장이 아니라면 종단에서는 출가자의 의제를 새롭게 제시하든지 출가계를 받은 자만 입을 수 있는 ‘가사’를 일상복으로 재규정해야 하지 않을까?
‘뉴진스님’이 이젠 유명인사가 되어버려서 스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온 국민이 안다고 하더라도 승복을 착장하는 순간 그의 ‘부캐’는 승가의 특정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유니폼이 지닌 속성이 본래 그러하다. 다행히 그도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한 사람에 대한 자비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승가전체와 대중들을 위해 사회 현상을 장기적 안목으로 숙고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미래의 승가를 위해 현재의 승가가 짊어져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뉴진스님’이 이젠 유명인사가 되어버려서 스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온 국민이 안다고 하더라도 승복을 착장하는 순간 그의 ‘부캐’는 승가의 특정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유니폼이 지닌 속성이 본래 그러하다. 다행히 그도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한 사람에 대한 자비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승가전체와 대중들을 위해 사회 현상을 장기적 안목으로 숙고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미래의 승가를 위해 현재의 승가가 짊어져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