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영일만 광구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액트지오 고문의 방한 기자회견 후 국내 관련 전문가들이 언론 인터뷰에 응해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여러 코멘트를 했습니다. 해저 유전 탐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부분도 있고, 여전히 의문인 부분도 있습니다. 그간 제기된 의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설명을 하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JTBC, YTN, 연합뉴스TV, 뉴스1TV 인터뷰에 응한 최경식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최종근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이근상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의 해설을 종합 정리했습니다.
Q. 자택을 사무실 겸 쓰는 1인기업 액트지오 믿을만한가
"조그만 회사다 이런 표현들이 많은데, 통상적으로 보면 그 분 회사가 휴스턴에 있는 거 같은데, 휴스턴이나 이런 데 가면 큰 회사에서 은퇴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중심이 돼서 작은 컨설팅 회사를 만들고 특정한 프로젝트가 생겼을 때 다른 사람을 모아서 프로젝트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는 그런 경우는 흔하게 있다. 그 회사 자체는 규모가 작으니까 잘 모르지만 히스토리, 백그라운드 이런 걸 보면 심해에 많은 경험이 있는 거 같다."
"아브레우 박사는 학계나 업계에 잘 알려져 있는 저명한 분이다. 특히나 심해 탐사 분야에서는 상당한 전문성을 가진 분이고 굉장히 교육 측면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분이고 학회에서 여러 번 만났다."
"석유는 탐사, 생산이 있는데 그걸 합해 E&P 사업, 기업이라고 하는데 엑슨모빌이 대표적이다. 우드사이드는 석유 E&P를 하는 거대한 회사다. 그 회사는 각각의 팀들을 데리고 석유 탐사도 하고, 생산도 하고, 다른 투자도 한다. 글로벌 대기업이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은 석유 사업을 하다 보면 기술적으로 필요한 많은 것이 있다. 그런 기술을 도와주는 서비스회사가 있다. 큰 회사도 있지만 나머지 기업은 자료의 취득, 해석, 평가 등에 특화되어 있다.
미국은 평생 직장 개념이 없이 평생 직업 개념으로 생활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좋은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그 경력을 바탕으로 노하우도 생기고 네트워크도 생기기 때문에 대부분 1인 컨설팅 회사를 많이 차린다. 회사 이름도 자기 이름 따서 아니면 협업해서 친구, 동료들과 함께 하는 이런 회사들이 굉장히 많다. 액트지오도 그런 회사 중에 하나로 본다. 다행히 저 분은 자기는 기자회견에서는 현재 14명이 근무한다는데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는데 그 분들은 같이 긴밀하게 일하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동료 같다. 과제 규모가 작으면 나 혼자 하고, 과제 규모가 크면 다 모여서 이런 과제가 있는데 같이 한 번 해보자, 내지는 이런 큰 과제가 특정 회사에 하라고 떴는데 입찰을 우리가 같이 팀이 되어서 해보자 하면 안 할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 과정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물리 탐사 자료를 해석하는 역할을 맡은 거기 때문에 물리 탐사 자료를 해석하는 영역에서는 기업의 외형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오히려 이 분야의 현장 경험치, 개인적인 지적 능력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 기업의 외형, 근무자 숫자만 가지고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Q. 글로벌기업 우드사이드는 가망 없다고 철수했다. 분석이 왜 다른가.
"우드사이드도 사실 한국과 거리는 멀기는 하지만 한국 지역이 석유가 많이 개발되지 않은 미탐사지역이고, 그리고 모든 석유기업은 가장 잘 되는 곳도 하고 보통인 곳도 하고 미탐사 지역도 발을 담가보는 게 회사 포트폴리오로 당연한 거다. 그런 과정으로 2007년에 와서 10년 탐사했는데 2개 시추해서 실패했다. 나름대로 판단하기는 그래도 있을 거 같은데 조금 더 해보자 해서 2019년인가 그때 다시 10년 광권 계약을 했다. 석유공사와 50대 50으로 투자해서 한 번 해보자 하다가 중간에 나건 거다.
그런 입장이기 때문에 정말 1차 탐사 10년 해봤을 때 아무 거도 없었으면 2차 연장할 이유가 없다. 2차 연장은 광구권을 사는 걸로 돈을 내야 한다. 모든 회사는 자기 나름대로 전략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드사이드) 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 자기들이 한국과 캐나다, 미얀마는 우리가 집중할 지역이 아니니까 철수하겠다고 했다. 그럼 왜 철수하냐고 하면 저희들 보기에는 가망성 없다는 게 당연한 철수 이유가 된다. 그건 회사의 장기 전략과 집중할 것, 합병 이슈가 있었다면 그런 모든 걸 바탕으로 한 결정인 거지 저 회사가 갔기 때문에 여기는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다. 옛날에 한국에 세계적인 기업인 쉘이나 이런 데서 와서도 했다. 그 회사들이 왔다고 한국이 갑자기 부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분석이 달랐던 이유는 우드사이드는 자료를 얻어서 처리를 하게 되는데 처리를 하고 나서 그 후 심층 분석으로 안 갔을 수가 있다. 철수할 마음이 있었다면 어차피 우리가 시추도 하지 않을 상황에서 유망 구조를 찾는다는 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 2022년인가 석유공사에서 추가적인 자료를 얻었다. 쉐어워터라는 굉장히 큰 회사를 통해서 얻고 거기서 또 자료를 처리한 결과와 이미 처리된 결과를 액트지오에 맡겨서 해석만 한 줄 알았는데 발표에 의하면 자기들이 필요한 부분을 재처리했다고 한다. 기존 자료도 받았지만 자기들이 재처리하고 분석해보니 괜찮은 유망 구조 7개를 찾았고 그 7개 중에서 만약 석유가 다 들어 있다면 140억 배럴, 적어도 35억 배럴 있다는 거다."
"우드사이드는 석유공사와 반반 지분으로 탐사 작업을 시작했는데 거기 시추를 해보니 석유를 못 찾았다. 그래서 아브레우 박사 인터뷰 내용 중에서 확인한 것은 자기들이 그 자료를 다시 한 번 검토해 보니 여기는 그릇이 되는 트랩 구조가 본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긴 없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2012년 일이다.
(우드사이드가) 2015년에 홍게 구조를 다시 시추했는데 해보니 가스를 찾았다. 성분을 자세히 분석해보니 우리가 찾는 메탄이나 에탄이 아니고 이산화탄소가 있었다. 이산화탄소는 땅 속에 묻어야 하는 상황이니까 그 사업은 취소를 했는데, 아브레우 박사의 강조점은 두 번째 시추공을 보니까 일단 석유를 담을 트랩 구조는 있다, 그리고 덮개암이 안전하게 잘 덮여있어서 빠져나가지도 않는다, 그리고 석유가 생성될 수 있는 근원암이 주위에 있다. 그러면 결론적으로 생긴 석유는 당연히 어딘가에 모여있을 거잖아요.
석유공사에서 이런 자료를 가지고 좀 더 해석하고 평가할 그런 분들을 모은다고 하니까 자기들이 입찰을 해서 됐다고 그랬거든요. 입찰은 당연히 우리가 이런 일들을 이 정도 가격에 하겠다 자기들 네트워크로 평가를 해보니 일단 트랩에 문제가 없는 거 같고 저류층이 되는 근원암에 문제가 없는 거 같고 덮개암도 문제가 없는 거 같으니 나는 이 결과를 확신한다는 뜻이다. 이 분 말은 여기 파면 무조건 20% 있고, 다섯 번 하면 한 번은 성공한다 이런 뜻이 아니고, 내가 본 자료에 의하고 내 경험과 내 분석한 방법에 의하면 20%를 확신한다는 뜻이다."
"물리 탐사 자료를 해석하는 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자료의 해상도에 따라, 오늘 발표에 따르면 우드사이드 철수 이후 석유공사에서 새로운 3차원 탄성파 자료를 해석했다는 건데, 그렇다면 전혀 새로운 성질의 정밀한 자료로 해석했기 때문에 새로운 결과가 도출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Q. 20% 성공 가능성에 막대한 시추 자금을 쏟아부어도 되나
"다른 탐사 광구에 비해서 사실은 이것보다 훨씬 낮은 10%, 5%, 가장 최근의 이스라엘 큰 가스전 발견이나 가이아나에서 나왔던 심해 탐사 광구 같은 경우는 원래 추정치가 이것보다 훨씬 낮았던 것은 사실이고, 정부에서 발표한 대로 지금 석유공사나 아브레우 박사의 평가를 통해서 나온 20%가 교차 검증을 거쳤다고 하니까 그 부분을 받아들인다면 상당히 유망성이 있는 그러한 평가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20%쯤 되면 중간 정도보다 살짝 더 좋은 상태, 그 정도 되면 시추를 해볼만 하다라고 판정할 수 있을 상태다. 동해는 개발이 많이 안 된 지역이기 때문에 거기서 20%는 꽤 높은 편이고, 만약에 미국 텍사스 앞바다 같이 굉장히 개발이 많이 안 된 지역은 50% 정도 발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만한 돈 붓는 거 당연하다. 오늘부터 석유 가스 없다면 우리의 일상, 산업이 유지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서도 중요하고, 산업의 원료로서도 중요하고, 국가 존립에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모든 나라들이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1,000억이 상당히 크지만 만약에 우리가 성공을 하게 되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이익을 얻고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이미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고, 이미 구조도 확인됐기 때문에 시추를 확인하는 것은 다음 의사 결정을 위한 가장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원 산업은 단시간에 승패를 보려고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굉장히 장기간에 걸친 산업이라는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 시추를 하면 발견을 하든 못 하든 거기서 많은 정보를 얻는다. 그 정보를 얻게 되면 지금 20% 확률에, 다섯 번 시추할 거라고 했는데 시추 지점 선정했을 것이다. 첫 번째에서 정보를 얻게 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기존에 선정했던 게 그대로 될 수도 있고 재해석을 해서 새로운 지점을 선택할 수도 있고 해서 첫 번째 시추의 자료가 그 다음 시추 위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1년에 수입하는 원유 수입량만 줄여도 몇 백억불씩 흑자가, 생산되면 수출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거기까지 안 가고 수입 대체만 해도 어마어마한 무역수지 흑자를 볼 수 있다. (가이아나 광구는) 남미에서 발견된 거고 사실 그 전에 여러 나라들이 참여를 했다가 실패하고 이러니까 중간에 나가는 회사들이 계속 생기고 최후까지 버틴 회사가 엑슨모빌이 중심이 돼서 최종적으로 어마무시한 유전을 발견하게 된 거다.
그래서 석유회사는 끝까지 버틸 힘이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시추 한 공을 해서 실패하면 1,000억이 날아가는데 그걸 어떻게 회사가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그런데 돈을 벌게 되는 수준이 상상을 할 수 없는 한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수준이 될 수 있으니까. 노르웨이도 60, 70년대 유럽의 빈국이었는데 그 나라가 지금 세계에서 국민소득이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은 나라 된 것도 그런 것 때문이다."
Q. 추정 매장량 범위가 왜 그렇게 넓나.
"땅 속의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탐사 초기의 제한된 자료로 경제성을 평가하기 위해 노력한다. 워낙 불확실성이 많다 보니 그런 가운데 매장량을 추정하다보면 폭의 범위가 넓을 수밖에 없다. 그런 리스크를 감안하고 나오는 숫자다.
동일한 지역에 대해 우드사이드와 다른 이유는 추가된 자료도 있겠지만 해석의 영역이라고 했듯 보는 관점에 따라 이전의 가설들이 다시 수정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되는 일도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매장량 추정치가 사실은 상이하게 나올 수 있다.
확률적으로 평가하다 보면 가장 좋은 경우와 최악의 경우 상정했을 때 그 범위의 폭이 상당히 넓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시추가 진행되고 추가적인 자료들이 모여지면 범위의 폭도 좁아지고 실제값에 가까운 매장량으로 전환될 숫자가 나올 수 있지만 탐사 초반에는 이런 추정치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그건 일반적인 단계다."
"현재 단계에서는 양을 따지기보다는 사실 석유가 있냐 없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크기는 대충적으로 파악은 했고 그 파악된 구조 내에 대부분은 물이 있다. 지금 우리 단계에서는 그 안에 물이 차 있을지, 기름이 차 있을지 모르니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탐사 시추를 통해서 오일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 거다."
Q. 정부 발표가 성급하지 않았나
"정부 발표 이전에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내부적인 치열한 논의와 교차 검증 과정을 거친 걸로 알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아마 충분히 논의가 무르익은 상태에서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굳이 대통령이 나서서 발표를 할만한 사안은 아닌 거 같다. 이 정도 안건 같으면 석유공사 사장이 발표해도 조금 이상하고. 아직 탐사 단계에 있는 건을 굳이 이렇게 대서특필을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