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2024 한강 멍때리기대회가 열렸다. 무념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1등이 되는 서울의 대표적인 이색 이벤트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개최하는데, 올해 열 번째 열렸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총 80팀을 선발한 이번 대회에는 총 2787팀이 참가를 신청해 35: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0팀을 늘어났다 수의사·환경미화원·기자·뮤지션·쇼트트랙 선수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참가했다.
대회 중에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고 대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색깔 카드를 제시해 물, 부채질 등 총 4가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저승사자 복장을 한 진행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대회 우승자는 ‘심박수 그래프’와 ‘현장 시민투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30대 여성인 프리랜서 아나운서 권소아씨가 우승했다. 권 씨는 “한국은 경쟁이 치열한 나라인데,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속도를 가져야 하고, 때로는 줄일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미국 CNN 방송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올해 ‘멍때리기 대회’를 소개했다. 이 보도에서 CNN은 “극심한 경쟁사회인 한국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면서 “멍때리기 대회는 학업 스트레스와 성공 압박이 높은 한국 사람들이 일과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5월 18일(토) 2024 한강 잠 퍼자기 대회도 서울시 주관으로 열렸다. 직장 생활, 공부 등으로 지친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책 읽는 한강공원’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책을 읽다가 잠이 드는 시민들에 착안해 이를 이색축제로 발전시켰다.
에어배드, 요가매트 빈백, 캠핑의자 등 참가자 기호에 따른 선택할 수 있다. 대회 시작 이후 눈을 뜨거나 일어나면 실격이다. 화장실도 가면 안된다. 휴대전화가 울리는 등 타인의 꿀잠을 방해하면 실격이다. 대회 시작 전 참가자 접수시 심박수 측정한 뒤 30분 단위로 심박수를 측정하고, 측정한 심박수 기록 편차가 가장 적은 1~3위 선발한다. 또, 베스트 드레서도 현장 시민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대회 당일날 오후 3시 기준 대회에 등록한 97명은 요가로 심박수를 높인 후 오후 3시30분 잠에 들었다. 상장 및 애플워치(1등), 에어팟(2등), 백화점상품권 15만원(3등) 등이 꿀잠상으로 수여됐다.
한편, 유한킴벌리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숲속 꿀잠대회’를 매년 열고 있다. 지난 해에도 에 6월에 참가자를 모집했다. 올해 계획은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참가자 모집은 유한킴벌리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되며, 남녀노소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대회에 참가해 잠시나마 여유를 느껴보자. 아니, 집에서 먼저 실천해보자. 자신의 정신 건강은 자신이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