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미국 대선의 민주, 공화 후보인 바이든과 트럼프의 최근 TV 토론회에서 바이든이 놀랄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민주당 후보 교체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사퇴는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대체 가능 후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로이터가 최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실시한 대선 가상대결조사도 그런 일환이었는데 여기서 눈에 띄는 인물이 한 사람 발견됩니다. 바이든을 비롯해 여러 대체 후보와 트럼프 가상 대결에서는 트럼프가 대체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는데 딱 한 사람에게는 10%포인트 이상 큰 차이로 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60)입니다.
이 조사에서 미셸은 50%의 지지율로 트럼프(39%)를 압도했습니다. 미셸 오바마는 과거에도 꾸준히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물망에 올랐지만 본인은 거듭 정치 참여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다만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 저서 집필 등을 통해 대중들과 계속 소통을 해왔습니다. 이번의 높은 지지율도 그런 호감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과연 미셸이 마음을 고쳐 먹고 대선 후보로 나올 수 있을까요. 바이든은 그런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일까요. 만약 이런 방향으로 바뀐다면 초라하기 짝이 없어진 미국 정치가 갑자기 매우 흥미진진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이와 관련 올해 초 미국 극우 진영에서는 미셸이 바이든을 대체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고 합니다. 트럼프의 측근들이 극우 매체에 출연해 "미셸 오바마가 이른바 ‘민주당 쿠데타’를 통해 고령 리스크로 끝없이 공격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을 밀어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녔습니다.
트럼프의 '40년 지기'라는 미국 정치전략가 로저 스톤은 "내가 지난 2년간 말해왔듯 2024년 민주당 대선후보는 미셸 오바마가 될 것"이라며 "그가 입지를 다지는 것을 보라"며 미셸의 저서 출간 기념 인터뷰 영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보수 방송인 폭스뉴스 앵커 출신 메건 켈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대담에서 "미셸 오바마가 정치에 발을 들이려고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극우들이 미셸 출마론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은 변덕스러운 숨은 권력집단의 꼭두각시에 불과해 지령에 따라 행동한다는 음모론이 가지를 친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유색 인종에다 여성이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혐오 정서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이야기하고 다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