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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인권상 박정훈 대령 수상 소감 전문

by gambaru 2024.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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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실무를 지휘했고 수사 외압을 거부해 항명죄로 몰려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8월 8일 박종철 인권상을 수상했습니다. 시상식은 경찰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가 하숙을 했던 서울대 인근 녹두거리의 주택 자리에 건립돼 지난해 개관한 박종철센터에서 이날 열렸습니다.

박정훈 대령은 수상 소감으로 "채 해병의 죽음이 우리 사회의 많은 어두웠던 부분, 감추어졌던 권력의 음침한 부분들을 세상에 드러냈고, 우리 사회의 정의가 무언지,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줬으며 또 이 일을 어떻게 정리해야 되는지 하는 물음을 던져줬다"며 "이 상의 모든 영광을 온전히 하늘나라에 있는 채수근 해병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령은 "작년 이맘 때 정말 죽음 같은 시간을 보냈고, 정말 아침에 눈을 뜨면 눈을 뜨고 싶지 않다라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지내 왔던 날들"이었다며 "지금 힘들어 하고 계시는, 저와 유사한 경험을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당신들의 선택은 옳았다. 순간에 편하자고 양심에 반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 길을 가는 것은 영원히 죽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자신을 사랑하고, 절대 죽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반드시 지지하고 지켜줄 것이다. 그러니 힘을 내고 용기를 잃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수상 소감 전체 내용입니다.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고 사실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작년 이맘때 상당히 저 개인적으로는 긴박한 시간들이 흐르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당시 집단항명수괴죄로 형사 입건이 돼서 휴대폰도 압수당하고 사무실도 수색당하고 보직도 해임되고 했던 시점이 작년 이맘때 즈음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개인적인 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우리 국가에 지난 1년 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 채수근 해병의 죽음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에 큰 일들이 많았는데, 지금 현재는 채 해병의 죽음이 국가적인 사건으로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은 채수근 해병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몇 말씀을 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습니다.
오늘 사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박종철센터를 한 번 둘러보고 싶었습니다. 인터넷 상에 서치를 해봤지만 직접 와서 영화 '1987'에서 일부는 봤지만 실질적인 박종철 열사의 내역에 대해서 센터를 둘러보고 싶어서 일찍 왔는데 센터장님께서 잘 설명을 해주셔서 몰랐던 많은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1987년 1월 그 암울한 시기에 박종철 열사가 고문치사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 죽음이 결국은 6월 6.10 항쟁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되었고 결국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더 앞당기고 튼튼히 하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작년 7월 19일 채수근 해병이 수중에서 구명조끼 하나 입지 않고 지휘관의 잘못된 지시로 실종자 수색을 하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사망 사건 이후에 사건을 둘러싸고 수사 외압, 그 다음에 항명 사건 등등 일들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공수처의 수사, 군사법원의 재판 등을 통해서 대통령실의 개입, 그리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공범이었던 이종호가 드러나게 되고, 또 VIP도 등장하고, 삼부토건, 최근에는 백해룡 경정님의 용기있는 진술에 의해서 여러 사실이 이제 마약 수사의 외압까지, 거기에 조병노 경무관까지 세상에 다 드러나게 되는 그런 일들이 생겼습니다.
채수근 해병의 죽음이 없었다면 사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많은 부분들이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더 일어나고, 드러날지는 사실 가늠이 안 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채 해병의 죽음이 우리 사회의 많은 어두웠던 부분, 감추어졌던 권력의 음침한 부분들을 세상에 드러냈고, 우리 사회의 정의가 무언지,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줬으며 또 이 일을 어떻게 정리해야 되는지 하는 물음을 던져줬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늘나라에 있는 채 해병한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채수근 해병, 너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도 허망하지도 않다. 우리 국민들이 결코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이 상의 모든 영광을 온전히 하늘나라에 있는 채수근 해병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저와 같은 어려운 상황을, 시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에 대해서 한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저도 작년 이맘 때 정말 죽음 같은 시간을 보냈고, 정말 아침에 눈을 뜨면 눈을 뜨고 싶지 않다라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지내 왔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채수근 해병의 진실을 반드시 규명하고 책임자는 반드시 처벌 받아야만이 우리 사회의 제2의 채수근 같은 이런 억울한 죽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그 믿음 하나로 버텼고 그 사이에 수많은 우리 국민들이 지지와 응원을 해줘서 오늘날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지금 힘들어 하고 계시는, 저와 유사한 경험을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당신들의 선택은 옳았다. 순간에 편하자고 양심에 반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 길을 가는 것은 영원히 죽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자신을 사랑하고, 절대 죽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반드시 지지하고 지켜줄 것이다. 그러니 힘을 내고 용기를 잃지 마라.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제 말씀을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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