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농사가 심상치 않은 모양입니다.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전국 수박 생산량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국내 수박 주산지 부여의 수박 하우스 모종 농사가 일조량 부족으로 피해를 봐서 12월에 심었던 모종을 전부 폐기하고 2월에 새로 심었다고 합니다. 이 지역 수박 농가 1,903곳 중 3분의 1이 넘는 699곳이 겨울 일조량 부족으로 비슷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체 피해 면적이 48만 평을 넘습니다. 이 기사는 수박 수정 시기였던 올해 2월 중·하순 강수량이 평년과 비교해 5배 가량 늘어난 반면 일조 시간은 평년에 비해 79%나 줄어드는 저온 환경 때문에 꽃가루가 나오지 않아 수정률이 크게 떨어진 결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여, 함안 등 주산지 작황 불량
수박 농사는 통상 매년 12월 쯤 모종을 심어 이듬해 4월 쯤 수확하고, 바로 다시 모종을 심어 6~7월 쯤 수확하는 방식으로 1년에 2번 재배해서 평년 출하량을 내는데 올해는 상당수 수박 농가가 이런 날씨 탓에 한 차례 수확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부여 상황을 단순하게 일반화하면 농가의 3분의 1(33%)이 절반(50%) 밖에 생산하지 못하므로 전체 출하량이 16.5%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부여 사정만 이런 것도 아닙니다. 또 다른 주산시인 경남 함안, 경북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여름 성수기 수박값 4만 원 오나
그래서 도대체 수박값은 얼마나 될까요. 평년이라면 지금 수박 한 통 소매 가격은 2만 원 안팎이라지만 현재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은 2만 5,000원을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무려 25%나 오른 수준입니다. 수박 농사는 지난해에도, 지지난해도 이상 날씨에 따른 작황 불량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백화점에서는 한 통에 4만 원이라고 써붙인 수박이 등장해 눈을 의심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올 여름에도 수박 한 통 먹기는 틀렸는가 봅니다. 사과 등 서민들이 대중적으로 즐기는 과일값이 본 적도 없는 가격으로 오르더니 이제는 수박마저, 한숨이 다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