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이 강제동원되었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한국과 일본 정부가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일본은 과거 금광으로 유명했던 이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신청했지만 일제강점기 조선인 동원 등의 역사를 빼놓아 논란이 되었습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7월 27일 회의를 열어 사도광산을 비롯한 신규 등재 안건을 심사합니다. 세계유산 등재는 관례상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 전원 동의로 결정되는데 한국도 위원국에 포함돼 있고, 한국은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 누락을 문제 삼아 왔습니다.
한겨레 등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과정 끝에 가까스로 한-일 합의가 막판에 다다랐으며, 앞으로 24시간 안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내일 인도 뉴델리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투표 대결 없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합의한 이유로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이미 취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인 군함도 등재 때와 달리) 일본의 이행 약속만 받은 것이 아니라, 이행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합의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이끌어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강제동원의 ‘강제성’이 어떻게 반영될지입니다. 앞서 2015년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에서는 한국인들의 강제 노역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고 해놓고도 일본 정부가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문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새로 만든 전시관이 아니라 거기서 한참 떨어진 약 70년 전부터 운영되는 아이카와향토박물관 내에서 이런 사실들을 소개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김준형 의원과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26일 경향티비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김준형 "사도광산 하나 더 말씀드리는 건 올해 4월에 일본에 있는 윤덕민 대사가, 이거 신문에 나왔었는데 니가타에 가서 일본이 원하는 게 아니고 일본이 급해서 우리를 찾아와서 부탁한 게 아니고 우리 대사가 찾아가가지고 우리가 꼭 사도광산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니가타 현지 신문이 밝혔어요. 이상하지 않아요. 일본이 급해 가지고 우리를 졸라 가지고 그러면 우리가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고 주일 한국대사가 가 가지고 우리가 꼭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에 나왔어요. 제가 외통위나 대정부 질문을 할 수 있었다면 이 질문을 따지려고 했는데 못했던 거에요. 아니나 다를까 이런 결과 나오는 거에요 지금."
김성완 "이게 군함도도 역시 논란이 됐었잖아요. 그것 때문에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반대했던 거거든요. 군함도 같은 경우에도 군함도에 전시하지 않고 군함도에서 1,000킬로 떨어진 도쿄 신주쿠에 있는 산업유산정보센터에다 전시를 하는 거였어요. 근데 그때는 구체적인 합의를 했던 게 아니라 어쨌든 당시에 조선인들의 강제동원 사실을 후대에서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한다 요 정도로 합의했던 거에요. 일본이 설마 그렇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일본은 군함도에 하지 않고 1,000킬로 떨어진 도쿄 신주쿠에다가 전시를 했는데 그것도 나중에 가서 보니까 역사왜곡을 해서 제대로 전시를 안 했던 거에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우리가 만약에 합의한다고 하면 너네 군함도처럼 또 할 거지 안돼 그렇게 하면 안돼. 이번에는 아예 사도광산에다 전시를 해 이렇게 했었어야지."
김준형 "본전시관이 아니라 화려한 본전시관 하고 비교해주세요. 향토박물관은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이 상황이 발표될 가능성이 매우 많습니다. 이게 지금 파장이 일어나서 듣는 분들이 파장이 일어나서 협의가 다시 깨져야 합니다. 아니 협의가 된 걸로 해서 유네스코가 합의했네 하고 결정해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