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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역주행 참사와 닮은 2019년 도쿄 폭주 사건

by gambaru 2024.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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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역 앞에서 승용차 역주행으로 9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정확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왜 역주행을 해서 차량을 멈춰 세우지 않고 내달렸는지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대도시 도심에서 이런 사고가 드물긴 하지만 발생합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2019년 일본 도쿄 도심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고가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어떤 사고였는지 위키피디아 일본판을 참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 사고는 2019년 4월 19일 도쿄의 대표적인 부도심 중 하나인 이케부쿠로역 근처에서 발생했습니다. '히가시이케부쿠로 자동차 폭주 사상 사고'라고 부릅니다.

사고 차량(도요타 프리우스)을 운전했던 사람은 당시 87세의 남성인 이즈카 고조입니다. 도쿄대학 공학박사 출신으로 통상산업부 고위 공직자로 퇴직해 일본 유수 기업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사람이었습니다. 이즈카는 그날 액셀러레이터를 브레이크로 착각해 잘못 밟아서 횡단보도로 돌진해 들어가 보행자와 지나가던 자전거 등에 차례로 부딪혔습니다. 모두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중 31살 여성과 그의 3살 딸이 숨졌고 자신과 동승했던 그의 부인을 포함해 9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의 도로는 왼쪽으로 돌아가는 커브길이었는데 이즈카는 제한속도인 시속 50㎞를 넘는 속도로 커브길을 달리면서 앞에 가던 자전거와 자동차를 앞지르기 위해 3차례에 걸쳐 차선을 변경했다고 합니다. 그 커브길을 달릴 때 동승했던 이즈카의 부인은 "위험해, 왜 그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그때 이즈카는 "아, 왜 이러지" 하고 말한 뒤 바로 도로 왼쪽에 있는 철제 난간과 인도변을 들이받았습니다. 그 뒤에도 자동차는 정지하지 않고 오히려 급가속해, 횡단보도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남성 1명을 치었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그대로 70m 앞 교차로로 달려들어 같이 자전거를 타고 가던 모녀를 치어 숨지게 했습니다. 그 직후 이 차는 쓰레기수거차량과 충돌해 그 차량을 전복시켰고, 거기서 튕겨나가 돌면서 앞쪽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 4명을 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대 차선에 정차해있던 트럭과 충돌하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일단 입원했던 이즈카는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뒤 자동차 운전 사상 행위 처벌법 위반(과실운전 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습니다. 형사재판이 열렸는데 재판에서 피고인 이즈카와 그의 변호인은 "자동차의 전자 계통에 이상이 발생해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그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사고 원인은 피고가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혼동해 잘못 밟은 것"이라며 금고 7년을 구형했습니다. 도쿄지방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 금고 5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피고와 검찰 모두 항소를 하지 않아 이 형량이 확정되었습니다.

사실 이즈카는 사고가 나기 1년 전부터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다녔고 당시 병원에서 의사에게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이 사건이 고령 운전자의 사고 대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관련법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진행되었고 고령자의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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