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참사로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알게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배터리 화재가 언급된 것은 주로 전기차 관련이었습니다. 전기차의 화재 위험성을 높이는 주 요인으로 배터리 화재가 꼽혔던 겁니다.
동아사이언스 과거 보도를 보면 전해질로 사용되는 카보네이트계 유기용매의 경우 열 안정성이 낮고, 불이 붙는 성질인 가연성이 높은 편에 속해서 화재 위험성이 있다고 합니다. 또, 전극반응을 유도하는 리튬의 불안정성도 문제입니다. 리튬은 물과 만나면 산소와 폭발적으로 반응하며 수소를 만들어냅니다. 2020년 금정소방서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건전지 형태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손상돼 내부에 수분이 들어갈 경우 온도가 오르고 수소 기체가 발생했는데 “배터리 내부의 리튬은 이온 상태지만, 수분과 만나 실제 화학반응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충전하는 과정에서도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양극의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환원되며 저장되는데 과도한 양의 리튬 이온이 음극에서 환원될 경우 내부에서 차곡차곡 쌓이지 못하고, 외부에서 결정화돼 분리막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분리해 쇼트(합선)를 막는 구조물인데 이 막이 손상되면 양극재와 음극재가 접촉하며 쇼트가 일어나 전류가 급격히 흐르고 열이 발생하면서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 사고처럼 배터리에서 화재가 일어났을 때 제압하는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바로, 열폭주 현상 때문입니다. 배터리는 충격을 받으면 수초~수분 내에 1,000도 이상 온도가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로는 흑연이, 양극재로는 금속산화물이 사용되는데, 이들 모두 내부에 산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양극재가 분해되면서 산소가 발생해 화재가 더 커집니다.
열폭주는 갑작스런 온도 상승 때문에 진압이 어렵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전기차 하나의 배터리 화재가 웬만한 건물의 실내 화재 수준을 뛰어넘는 열을 뿜어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차량 화재 진압에 쓰이는 소화수의 100배 이상을 투입해도 완전히 진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