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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리] 2024년 '검사는 없다'···드러나는 검사의 민낯

by avo1 202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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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의 중심에 빠지지 않는 직업이 있다. 검사. 어딜 가도 언제나 실제로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세상 돌아가는 얘기에 빠지는 날이 없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알아왔지만, 최근 드러난 두 가지 사건은 그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버전이다. 따끈따끈해서 듣고 나면 후끈한 느낌이 들 것이다. 그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진다. 끝이 있는 영화가 아니다. 시즌이 바뀌면서 계속될 시리즈물이다.

1. 장시호 녹취록 파문

58일 어버이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장경태 최고위원이 그 전날 인터넷탐사언론 뉴탐사가 공개한 장시호의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 장시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때 구속된 최순실의 조카다.

이번 공개된 내용은 장 씨가 친구와 통화하면서 털어놓았던 얘기들을 통화 상대자인 친구가 녹음해 갖고 있던 것이다. 이 상황은 2017년에 있었던 일이다. 2020109일자 통화 녹음파일에서 장 씨가 '오빠' 또는 '김스타'라고 부르는 인물은 장 씨 사건을 담당했던 김영철 검사라고 한다. 다음은 공개된 녹취록 내용이다.

 

"16개월 맞을 거라 그랬어 오빠가. 그래서 그대로 갈 거라고 했어. 형량 그대로. 산 그대로! 이게 집행유예 2년이 될 거라고."

"그리고 자기가 그거 나한테 얘기해줬어. 구형이 16월이라고. 구형 16개월인 거 알고 갔어. 그래서 16월에 집행유예 2년이 붙을 거라고."

"그랬는데 26개월로 엎어치기된 거야. 그러니까 '김스타'도 거기서 벙찐 거야. 그래갖고 그날 (나를) 불렀어. 저녁 때. 괜찮냐고. 약 먹이고, 거기서 뭐. 새벽까지 울고불고 난리 쳐갖고.“

"내일 너 안 나오고 싶으면 안 나와도 된다 해놓고 (검찰에서) 페이퍼를 이만큼 준 거야. 외우라고. 또 와중에 외웠어. 질문지를 다."

"그런데 교도관이 원래 못 만나게 하잖아. 그런데 검찰 측에서 교도관한테 나가 있으라 그러고 불렀거든."

"이 회장(삼성 이재용회장)이랑 만나게 해줄라고. 이 회장이 저기서 만난다고. 내가 이쪽, 왼쪽을 보면 김스타 때문에 울고 있고, 오른쪽을 보면 이 회장 때문에 울고 있고 막."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어진 발언에서 이 녹취록의 내용을 두고 검찰의 더럽고 추잡한 일들이 밝혀지고 있다. 검찰 타락의 끝판왕이라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최순실 게이트 핵심 인물인 장시호 씨는 2017년 삼성과 관련된 뇌물과 횡령죄로 검찰이 16개월을 구형했으나, 1심 선고공판에서 26개월의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됐다"면서 "장시호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재판 진행 과정에서 검찰이 피고 장 씨와 만남을 가지며 구형량을 알려주고, 법정 구속된 날 밤에는 따로 만나서 위로하고, 약을 주고 심지어 삼성 관련된 다른 공판에 증인으로 설 때를 대비해 적어준 내용을 외우라고 했으며, 공범들을 교도관 없이 만나게 하는 등 검찰의 불법과 추악한 짓이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김 스타라 불리는 검사와의 불륜 관계, 회유 공작 당시 특검팀인 윤석열한동훈과의 친분 등 검찰의 더럽고 추잡한 일들이 밝혀지고 있다""지금까지 서울동부지검 피의자 성상납 사건, 부산지검 성접대 스폰서 사건, 이화영 부지사 술자리 회유 의혹 등 연이어 터지는 검찰 타락의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또 해당 검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더구나 장시호 씨가 '김스타' '오빠'라 부르는 검사는 윤석열한동훈과 특검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김건희 무죄 제조기라 불리는 친윤 김영철 검사라고 한다"면서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삼성전자의 아크로비스타 뇌물성 전세권 설정 의혹, 도이치파이낸셜 주가 주식 및 저가 매수 의혹 모두 무혐의 처분했던 바로 그 검사"라고 밝혔다.

마지막 발언에서 장 최고위원은 "친윤 검사가 김건희 의혹 관련 수사를 땡처리 수법으로 면죄부를 주어왔다""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2'우리 스스로 손이 깨끗해야 우리 일의 엄중한 무게를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즉시 감찰에 착수하기 바란다. 현재 검찰이 적폐가 되어 역사의 심판대에 서게 될지, 아니면 엄중한 무게를 견뎌낼 수 있는지 먼저 확인부터 해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도 이 사항에 대해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나라가 검사의 나라도 아닌데, 검사들의 독선 정도가 아니라 행패가 아주 만연하고 있는 것 같다.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조사받는 피의자에게 질문지와 답변 내용을 주고 외우게 했다는데, 이는 '모해위증교사죄'라고 징역 10년짜리 중범죄 아니냐? 검사들이 얼마나 간이 부었으면 법을 집행하는 당사자이면서도 어떻게 기억에 없는 진술을 증언하라고 시키느냐""명백한 모해위증교사 아닌가? 감찰할 일이 아니라, 당연히 탄핵해야 되고 그것을 넘어서서 형사 처벌해야 할 중범죄"라고 단언했다.

 

해당 검사로 지목된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뒤 입장문을 내고 "21년 검사 인생을 모두 걸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 대낮에 입에 담기도 어려운 허위 사실을 선정적으로 이용해 악의적인 음해가 이루어지고 있다""장 씨가 지인에게 일방적으로 대화한 내용이 아무 검증도 없이 최소한의 반론권조차 당사자에게 부여되지 않은 채 악의적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과장은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수사 당시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근무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 "일부 정치권에서 허위 보도에 편승해 마치 검사가 중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단정하고 공개적으로 비난 발언을 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장 씨를 외부에서 만나거나 장 씨에게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연락한 적이 없고, 질문지와 답변 내용을 주며 '법정에서 암기해 증언하라'고 한 사실이 없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과 장 씨를 대질 조사한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한 개인이자 중요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를 사회적으로 사장하려는 비열한 공작의 일환이므로 도저히 좌시할 수 없다"면서 "보도 매체들은 당사자에게 반론권을 보장하는 등의 최소한의 절차도 지키지 않은 채 아무런 객관적 검증 없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선정적으로 보도한 것이 명백하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해당 매체와 발언자, 유포자 전원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명예훼손 등 형사고소, 보도 금지 가처분, 언론중재위 제소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탐사는 5월 8일  김 과장의 반박에 대해 재반박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이 내용은 진행상황과 함께 정리할 예정이다. 

2.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회유 사건

54일 법정 증인석에 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굉장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면서 자신의 진술을 번복한 이유를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오마이뉴스는 공판 현장을 취재해서 이 전 부지사가 검찰 '허위 진술' 회유 과정을 상세히 밝히는 법정 내용을 공개했다. 다음은 관련 내용이다.

 

4일 수원지법 형사11(신진우 부장판사)는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앞선 공판에서 진행된 검찰의 피고인 신문에서 이어지는 변호인 신문 자리였다.

이 전 부지사는 "내 진술이 결정적 고리가 돼 이재명 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면서 "이건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진술을 번복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를 엮기 위해 이 지사와 통화 한번 하지 않은 김성태가 이재명을 잘 아는 것처럼 했고, 얼굴 한 번 안봤는데 방북 비용 500만 불을 대신 냈고, 이를 보고했다는 식으로 진술했다"면서 "이를 위해 (검찰에서) 사실상 세미나를 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이 '세미나를 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콕 집어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바로 앞에 방에 '창고'라고 붙은 세미나실이 있다"면서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을 상세히 설명했다.

 

"회의용 테이블이 있다. 그곳에서 나, 김성태, 방용철(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등을 다 모아놓는다. 외부에서 두 사람을 뒷바라지하는 쌍방울 직원들도 와서 음식도 갖다주고 심지어 술도 먹은 기억이 있다. 계속 토론도 하고 설득도 당하고 그런 과정이 있었다. 김성태가 나와 단둘이 있을 때 말했다. '이재명이 제3자 뇌물로 기소되지 않으면 형님이 큰일 난다. 이재명이 죽어야 한다. 이 수사의 목적은 형님이나 내가 아니다. 이재명을 위한 수사다. 이재명은 끝났다. 이재명이 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 증언의 취지는 이런 과정을 통해 검찰에서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허위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20229월 구속 이후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의 연관성을 줄곧 부인해오던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입장을 바꿔 검찰에 일부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 구체적으로  부지사 시절인 20197월 필리핀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김성태 회장에게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이 지사에게 보고하면서 '돈이 좀 들어간답니다'라고 말했더니 이 지사가 '알아서 하세요'라고 답했고, 그해 12월 부지사에서 퇴임하면서 이 지사에게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주었다는 보고를 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7월 말 이 전 부지사는 옥중서신을 통해 검찰의 회유와 압박으로 사실과 다른 자백을 했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 신문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30분경까지 이어졌다. 이후 다시 재신문에 나선 검찰은 이 전 부지사를 향해 "피고인이 (수원지검) 1313호 맞은편 사무실에서 술을 마신적 있다고 말했는데, 정말로 마셨냐"고 반복적으로 물었다.

 

- "술을 정말로 마셨냐?"

"마셨다. 하얀 종이컵에 따라줘서 마셨다."

 

- "술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냐?"

"입에 대니 소주라는 걸 알았다."

 

- "술을 마셨으면 냄새가 났을 텐데. 교도관이 몰랐나?"

"한참 있다가 진정되고 나서 돌아갔다."

 

- "술은 누가 갖고 왔나?"

"쌍방울에서 심부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연어를 깔아놨더라. 성찬이었다. 구치소 내에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회덮밥도 있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해 이 전 부지사와 배우자가 2023720일 구치소 접견 과정에서 나눈 대화 녹취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녹취서에서 이 전 부지사 배우자는 "입장 확실히 하라. 버티려면 제대로 버텨. 저쪽에서 도와준다고 하니까 같이 저항하자"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게 "배우자가 말한 저쪽이 더불어민주당 맞냐"고 추궁했고, 이 전 부지사는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최근 법정에서 폭로한 검찰의 '진술 회유 술판'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조만간 진상조사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우선 이번 의혹의 진앙지인 수원지검과 수원구치소를 직접 찾아가 관계자 면담 및 항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대검찰청도 수원지검을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 작업에 돌입한 상태여서 진위가 머지않아 판명될지 주목된다. 다만 윤석열 정권 들어 '이재명 사냥'에 총력을 기울여 온 정치검찰이 사활을 걸고 사안을 축소은폐할 가능성도 상존해 진실 규명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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