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수사 외압 관련 수사에서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이 불거져 있는 이종호의 녹취록이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VIP가 누구냐에서 시작한 녹취록 파문은 그가 정부와 군, 경찰 고위직의 인사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을 의혹으로 이어졌고, 다시 삼부토건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낳고 있습니다. 이 중 삼부토건 내용이 무엇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멋쟁해병' 단톡방 등장 '삼부 체크'
채 상병 사건이 있기 전인 지난해 5월 청와대 경호처 출신 송모와 이종호가 포함된 해병대 출신 5인 단톡방이 만들어져 해병대 1사단 방문 골프 모임에 대한 일정을 공유합니다. 이 골프 모임은 최종적으로 참석자들의 전체 스케줄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지만 단톡방 대화 중 송모가 일정을 제안하자 이종호가 '체크할께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답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여기서 '삼부'가 무엇이냐를 두고 해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단톡방 멤버들 일부는 골프를 치는 시간대를 의미하는 1부, 2부, 3부의 3부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화에서 두 가지 날짜의 일정을 제안한 송모는 이미 낮시간대 골프를 시간까지 밝혀서 제시하고 있어 야간 골프를 뜻하는 3부가 갑자기 등장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혀 대화의 맥락에 맞지 않는 설명입니다.
이 '삼부'를 삼부토건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종호의 공개되지 않는 녹취록에 대한 정보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방전문가 김종대 전 의원은 그의 녹취록 곳곳에서 삼부토건이 등장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때 '삼부'는 삼부토건을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단톡방 대화가 있고 얼마 후 정부의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방안이 발표되고 그 수혜주로 1,000원대이던 삼부토건 주식은 3개월만에 5,000원대로 뛰어오릅니다. 김 의원은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단톡방 멤버의 수상한 행적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김 의원은 이 단톡방이 언론에 공개된 후 단톡방 멤버 중 하나이던 사업가 최모씨가 송모의 부탁으로 단톡방의 '삼부'가 삼부토건이 아니라는 해명을 하러 여기저기 다닌 정황이 있다고 말합니다. 김 의원이 뉴스버스TV에 출연해 주장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송모씨가 카톡방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은 6월 25일입니다. 그때 즉시 손을 씁니다. 카톡방에 있는 또다른 최씨가 있어요. 이 분한테 영향력을 행사해서 이 최씨가 오만군데를 돌아다닙니다.
첫 번째로 박정훈 대령을 만나러 가요. 거기서 김규현 변호사에 대한 음해, 당신 변호사 아니냐 위험한 인물이다, 거짓말쟁이다.
두 번째,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카톡방의 대화는 삼부토건이 아니다. 골프 1부, 2부, 3부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 누가 물어 봤냐고. 한사코 삼부토건이 아니래.
그러다가 박정훈 대령이 실없는 소리라고 이걸 본 거죠. 박정훈 대령이 해군사관 85기거든. 그러니까 그 동기회장을 또 찾아간다고. 거기 가서 삼부토건 아니라는 설명을 또 한다고. 이 사람은 아무 상관이 없는.
그리고 나서 국회를 찾아오죠. 법사위 보좌관을 만나죠. 민주당쪽. 그래 가지고 삼부토건 아니다는 걸 미리 거기 가서 이야기를 하죠.
그러니까 삼부토건이 뭐길래. 내가 거짓말하지 마라 녹취록에 삼부토건 여러 번 나온다고 까버렸잖아요. 그래서 거기 카톡방의 삼부는 삼부토건이 맞다, 밀어붙였잖아. 그러니까 또 숨어.
그러는 사이에 삼부토건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된 게 이게 채 해병 건보다 그게 더 커지게 생겼어요.
보니까 삼부토건 안에 이번에 경영진이 바뀐 겁니다. 옛날 경영진이 윤석열 대통령 하고 친했다 그러고 김건희 여사 하고 소개해줬다고 하는 조 회장인가 나와요. 그러니까 여기는 대통령 부부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기업인데 작년 5월부터 주가가 무섭게 뛰었잖아 천정을 뚫고."
김 의원의 설명대로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은 윤석열 부부가 결혼에 이르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그 뒤 삼부토건은 프로젝트파이낸싱 실패로 두 차례 법정관리에 들어간 끝에 2017년 한중 컨소시엄에 매각되었고 2023에는 화장품 유통회사 DYD에 또 팔렸습니다. 지금의 삼부토건은 조남욱 회장 일가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삼부토건의 주식이 당시 상당히 급상승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라임 사태 공범과도 이어진 인연
삼부토건 이야기는 여기서 갑자기 희대의 펀드 사기이던 이른바 라임 사태로 확장이 됩니다. 김 의원의 주장을 더 들어보겠습니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거야. 여기에 주가가 뛰고 할 때 경영 관계, 이종호와의 관계를 캐다가 보니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들이 여기서도 발견되는 거에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1차 공격 때 주포가 이모씨가 있고, 2차 공격 때 이종호가 있는 거에요. 근데 삼부토건에 이 분들이 다 재등장해요. 경영권 승계하고 주식 매도하고 이럴 때.
그리고 사실은 삼부토건 하고 연결된다기보다 라임 사태 하고 연결되는데. 라임 사태에서 500억 주가조작으로 부당이익을 취득했다고 지금 삼부토건 사주의 둘째 아들이 서울구치소에 구속돼 있었는데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아. 추징금, 벌금 300억원에. 그래 가지고 서울구치소에 있는데 이 서울구치소에 있는 둘째 아들을 이종호가 케어하고 있는 거야. 구치소 옮기는 문제라든가, 변호사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을. 무슨 집사 같은.
그러면 라임 사태 때문에 구속된 거거든. 그러면 라임 사태 때부터 같이 연이 있었던 거지. 이게 삼부 하고 인연을 맺은 게 아니라 라임 사태 때부터 뭔가 같이 일을 도모해온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도이치모터스, 라임 사태, 삼부토건 이 세 기업의 주가가 다 수상하잖아. 근데 인물들이 같은 인물들이라고."
삼부토건은 지난해 경영권이 바뀌기 전까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여러 업체들이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였고 이들 간의 주도권 갈등도 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알려지기로는 총괄 대표를 맞아 삼부토건 회장을 맡은 사람은 조성옥이고 그의 아들 중 조원일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 받아 주가조작 등을 해 중형을 받은 라임 사태의 등장 인물입니다. 이종호에게 구치소 민원을 했던 것도 조원일로 보입니다. 그는 지난 2월 대법원 판결로 징역 20년에 벌금 1,500억 원이 확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