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은 12일 조선일보가 같은 날 기사에서 출연연 업무보고를 받은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갑질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고 기사를 게재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 기사에서 익명의 출연연 관계자가 “대부분 출연연은 대전에 몰려 있는데 보고를 위해 여의도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다”며 “갑작스럽게 30분 보고를 위해 부원장 일정을 조정하느라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은 즉각 반박했다. 다음은 12일자 성명서 전문이다.
연구현장은 진짜 ‘일’ 하는 국회, 기관장을 원한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했다. 총선에서 민심은 정부의 폭정과 무능에 채찍을 가했다. 야당에게 대승을 안겨주며 입법기관인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더욱 열심히 일하라고 한 것이다.
22대 국회는 개원하자마자 민심을 받들어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있다. 당장 R&D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황폐해진 연구현장의 현실을 파악하고 정보 수집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입법에 반영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국민이 원하는 일하는 국회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모 신문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초선인 의원이 25개 정부출연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며 자료요청과 의견을 보고하도록 요구한 것이 보고를 위해 여의도를 찾는 것이 쉽지 않으며 30분 보고를 위해 부원장의 일정을 조정하느라 당황스러웠다. 업무에 지장을 받았으며 군기 잡기 위한 갑질”이라는 모 출연연 부원장의 발언을 언급했다.
R&D 예산이 대폭삭감되고 연구원 경영에 큰 타격이 있으며 후배 연구자들의 연구현장을 떠나는 데도 자기 자리 지키겠다고 정부에 목소리도 못내던 책임있는 사람들이 할 발언은 아니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뻔질나게 국회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기관장들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입법과 정책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국회를 찾아 국회의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개진 하는 곳이다.
R&D 예산이 사상 초유로 줄어들 때 연구자를 위해, 연구현장의 몰락을 막기 위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위해 국회에 호소하고 정책과 입법으로의 해결을 촉구하고 간절히 호소한 건 현장의 연구자들이었다.
3권 분립의 원칙과 주권자가 선출한 국회의원이 주권자의 요구와 민심을 받들어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 칭찬할 일이다. 초선에 야당의 국회의원이고 연구현장의 연구원이 국민의 요구와 부름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으니 아니꼽고 배 아플 수도 있겠다. 게다가 연구원에서 까마득하게 낮은 직급이었는데 국회에 가서 보고라는 형식을 취하려니 배알이 꼴릴 만도 하겠다. 유력 보수 매체에서 비판했다니 ‘일을 열심히 잘하고 있구나’의 방증일지도 모르겠다.
연구현장 과학자 출신에게 일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을 바란 것은 다름 아닌 우리다.
연구원장들, 부원장들, 일 좀 하셔라. 이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