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의 6월 21일 채 상병 특검 입법 청문회에서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이 사건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관계도를 제시했습니다. "왜 대통령이 임성근 사단장을 그렇게 구하려고 했던 것일까"라는 의문을 푸는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는 인맥 구도입니다.
박 의원은 "지금 많은 제보 내용이 들어오고 있다"며 증인으로 출석한 임 전 사단장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고석 변호사와 증인이 이 사건 변론 문제로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태효 안보실 차장과는 같이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저기 이종호라는 인물은 과거에 해병대 출신, 증인과 아는 사이이고 증인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모릅니까."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모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김종대 전 의원도 이 사건과 관련해 로비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채 비선 2명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고석, 이종호 두 사람인 것으로 보입니다. 고석은 임 전 사단장과 과거부터 어떤 관계인지 불분명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는 친분이 있어 보입니다. 박정훈 대령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고석 변호사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했습니다.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을 항명죄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눈길이 가는 건 블랙펄인베스트라는 투자자문회사입니다. 이 회사 대표와 이사 한 명은 김건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재판 중인데 1심에서 유죄 선고가 나왔습니다. 관련 내용을 다룬 지난 6월 5일 한겨레 기사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도이치파이낸셜 저가 매수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당시 부장 김영철)는 지난해 3월 이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 등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불기소통지서에 “(2013년 7월) 유상증자에 참여한 다른 주주들도 피의자 김건희와 같은 금액으로 주식을 인수”했으며 “2017년 1월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50만주를 매입할 때의 가격(주당 800원)을 ‘저가 매수’로 볼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법원이 ‘공소시효가 살아있다’고 판단한 2차 작전 시기와 관련해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아무개씨를 알게 된 경위 등 일부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씨는 지난해 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6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시세조종에 김 여사 계좌 3개와 어머니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과 통정·가장매매 등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법원은 김 여사 계좌로 이뤄진 거래 48건의 통정·가장매매를 유죄로 봤다.
검찰은 1심 재판 과정에서 김 여사와 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통해 23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는데 대부분이 2차 시기에 거둔 수익이다. 김 여사 진술서에는 1심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한 2차 시기에 대한 소명이 부실하기 때문에 사건의 실체 확인을 위해서라도 출석 조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도 어떤 식으로든 김 여사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종호-김건희 관계는 알겠는데 이종호가 왜 임성근을 구명하려고 했을까요. 김종대 전 의원은 최근 시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해병대 제대 후 사업을 하는데 평생 임성근 4성 장군 돼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닌 분이 있다...이 분이 핵심 라인에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