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에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디올백 논란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할 용의가 있으니 검토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한 위원장이 이 문자를 읽기만 하고 답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공개한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문자(텔레그램) 내용이 긴데 그 핵심 내용만 앞뒤를 편집해서 붙여서 보여드릴게요. 이때가 1월이에요. 디올백 문제로 당정 간에 갈등이 심하던 시절이었어요.
'한동훈 위원장님,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합니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습니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습니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은 문자 내용이 긴데 사적인 부분도 있고 부적절한 내용도 있어서 핵심 내용만 정리한 겁니다. 문자 내용에 문제가 없죠. 두 분이 형수님이라고 부르는 가까운 사이이니까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고.
그런데 문제는 이후에 한동훈 위원장이 이 문자를 흔한 말로 '읽씹'이라고 그러죠 읽고 씹었다는 겁니다. 일체 답변을 안 했다는 겁니다. 조금 더 저렴한 용어로 쌩까기했다는 거죠. 그래서 여사의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라고 얘기를 들었어요. 문자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정중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약간 디올백 논란이 있을 때 굴욕적으로 저자세로 문자를 정중하게 보냈는데 한동훈 위원장이 어찌된 일인지 읽고 나서 일체 답변도, 응답도 없었다는 겁니다.
문자를 보낸 시점이 중요한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 비대위원장에 취임했잖아요. 그러고 나서 디올백 문제가 한참 시끄러웠어요. 1월 8일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리스크 6글자 아무도 말 못하는 상황이다라는 얘기를 했죠. 그리고 1월 17일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있었잖아요. 그리고 나서 1월 21일 이관섭 비서실장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하고 윤재옥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한테 사퇴하라고 그랬잖아요. 문자를 보낸 시점은 18일에서 21일 사이입니다.
사실 문자 내용은 대통령실의 참모 비서관급 이상 일부는 이미 알음알음 알려졌던 내용들이에요. 내용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워딩이 정확하게 알려진 건 아니지만. 그렇게 비밀스런 내용은 아니었다.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정중하게 대국민 사과 자리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무시 당했다고 여사님이 느끼는 거죠.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문자를 몰랐다는 거에요 처음에. 보낸 사실을 몰랐다는 거에요. 여사님이 개인적으로 친하니까 문자를 보낸거에요. 대통령이 뒤늦게 이걸 아신 거에요. 읽씹했다는 것도 아신거죠. 이 지점에서 굉장히 격노를 하십니다. 그래서 1.21 사태로 이어졌다고 보는 해석들이 많습니다."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5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알아보니 비슷한 내용의 문자가 한 번이 아니라 1월 중순쯤 일주일, 열흘 기간 동안 5번이나 보냈는데 아무 응답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동훈은 이날 기자들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좀 의아하고요.
저는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구요.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 정도 말씀 드리죠."
"제가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재구성했다고 하잖아요. 내용이 좀 다릅니다. 그렇게 말씀드리죠."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그 문자 내용에 대해서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제가 앞에 말씀드린 것으로 충분히 설명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동훈은 이날 KBS 인터뷰에서는 "문자 내용도 재구성된 것이어서 실제로는 '사과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로 기억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회를 만들어주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사정이 있어서 사과를 못하겠다는 것에 방점이 있는 문자였다는 의미입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 경쟁하고 있는 원희룡 후보는 이와 관련 페이스북에서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과 국가를 위해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문자가 아니라, 영부인이 국민에게 어떤 의혹을 사고 있는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 또는 그 이상 조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한 후보가) 당내에서 여러 전략 검토와 대통령실과의 협의를 거쳐 잘 추진해 나가야 하는 비대위원장의 책임을 독단적으로 뭉갰다는 점에 있다"
"국민들의 질문을 피하고 말을 돌릴 게 아니라, 국민 의문에 답하라"
"문제는 (한 후보가)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함으로써 결국 불리한 선거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을 만들 결정적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
"영부인이 사적 용건을 얘기한 게 아니라, 그 문제를 악용하려는 야당의 정치 공세를 헤쳐 나갈 선거 책임자인 한 위원장에게 보낸 것인데 어떻게 사적 문자냐"
"'사적 통로, 공적 통로'는 궤변이고 답변을 피하기 위한 것"
"영부인이 사과 기회를 놓침으로써 총선을 망쳤고, 그렇지 않았으면 당선될 수 있는 전국 격전지 출마자들의 낙선 아픔, 집단 무기력증과 우울함에 빠진 지지자들, 총선 결과로 국정 설계들이 가로막혀 너무 부담을 지고 있는 대통령과 정부에 어떻게 책임을 다할 건지 대답하라"
"한 후보에 대한 우려는 대통령과의 관계 파탄으로 더불어민주당 탄핵 공세에 우리가 '원팀'으로 대응하지 못할 거라는 게 핵심"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이라는 말이나, 대통령과 영부인에 대한 관계를 '사적 관계 대 공적 관계'로 답하는 데서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두려운 미래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
"공적이고 정무적인 일을 사적인 분과 상의하지 않는다는 분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에는 왜 그리 문자를 많이 주고받았는가. 아니면 그런 사실이 없는가. 총선 때나 지금이나 공적인 분들과만 정무적 판단을 의논하는가"
"한 후보의 그때그때 다른 변명과 자신만 옳다는 독선의 리더십은 당의 사분오열을 초래할 것"
이렇게 비난을 한 대야로 퍼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