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논란인 한동훈 댓글팀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관련된 네이버 계정 24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근거가 생긴 셈이니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경기일보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 의원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한동훈 후보의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네이버 계정 24개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양 의원은 "24개 계정에서 작성된 약 6 만여 개의 댓글을 분석했다"라며 "의심 계정은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요 활동 내용은 한동훈 지지 댓글 작성, 한동훈 관련 네거티브 대응, 정적에 대한 공격이었다"며 "대표적으로 'jo00****' 계정은 2022년 5월부터 현재까지 약 1만 8천 개의 댓글을 작성했다"고 폭로했습니다.
6만여 개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댓글 내용 중 502개의 댓글은 오탈자, 기호, 띄어쓰기까지 100% 동일했으며, 조금씩 변형한 댓글도 상당 부분 발견됐다고 합니다. 양 의원은 "댓글 내용의 방향성이 매우 유사하고, 댓글이 초·분 단위로 작성된 것을 보아 조직적으로 누군가의 지시 혹은 통제 속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부 계정은 계정을 삭제하거나 과거 댓글들을 삭제하며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포착됐다"며 "이는 댓글 작성자가 불법행위를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댓글단의 활동은 네이버 외에도 다음, 주요 커뮤니티, SNS 등 더욱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진 정황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차원의 강도 높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양 의원은 "한 후보의 댓글단으로 의심되는 조직은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부터 시작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지금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이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들이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동훈 캠프의 신주호 대변인은 경기일보와 통화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이고,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미디어오늘 등에 따르면 이에 앞서,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동훈 후보야말로 사실은 법무부 장관할 때부터 여론 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김건희 문자' 내용 중 김건희가 한동훈을 음해하기 위한 댓글팀을 운영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사한 대목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실은 한동훈도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취지로 한 말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민정 의원은 1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공개한 사설 여론조성팀, 일명 한동훈팀의 메시지에는 ‘이화영 드러누은 이슈는 더 끌고 가자’, ‘커뮤니티, 유튜브 조치할게’, ‘선거 전략상 최대한 활용하는 것’, ‘이것 좀 자연스럽게 띄워 줘’라는 등 포털을 겨냥해 여론조작을 한 대목이 나온다. 또 참여연대를 겨냥한 여론조작을 요청하며 ‘장관님께도 보고드림’이라는 대목도 나온다"며 여론조작 시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현직 법부부 장관이 이런 여론조작팀을 운영했었다면 적지 않은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 의원은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법무부 외곽에 여론조성팀이 존재했다는 것으로, 이 팀의 활동에 공무원이 개입했는지, 한동훈 장관이 인지했는지, 활동 경비는 어디서 나왔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전 장관에게 보낸 문자에서 언급한 댓글팀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며 "각종 논란과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김 여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에, 댓글팀이 없었다는 것인지, 댓글팀은 있는데 비방 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밝힌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행된 정황도 보인다"며 "지난해 5월 16일 여론조성팀 관계자가 장예찬 전 최고위원에게 참여연대 관련 자료와 함께 ‘참여연대 조지는데 요긴하게 쓰시길. 장관님께도 보고드림’ 문자를 보냈고,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5월17일 이 자료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참여연대를 공격했다"고 했습니다. 또 "‘좋아요’를 누르는 이미지 관리를 넘어, 여론을 왜곡하고 집권 세력과 견해가 다른 이들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라며 한동훈 후보의 해명을 요구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