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에 대해 동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청원이 있고 열흘이 안 되어 동의자 숫자가 6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대통령 탄핵 청원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도 대통령 탄핵 촉구 청원이 제기돼 2020년 3월 초까지 한 달 사이 약 147만 명이 동의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청와대에 국민청원 사이트가 있어서 이 청원은 거기 접수된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주로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청원자는 청원 글에서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면서 "문 대통령의 대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중국의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고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방역이라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인 걸 감안하면 엉뚱한 청원이 아닐 수 없지만 그래도 동의자 숫자가 한 달만에 150만에 육박합니다. 이런 청원과 동의가 결국은 어느 정도 정치적 파벌 싸움 같은 성격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사실은 문재인 정부 시절엔 이 탄핵 청원이 제기되고 20일 정도 지나 이에 맞불을 놓으려고 문재인 대통령 응원 청원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이 청원은 한 달 마감까지 전체 동의자 숫자가 약 150만 5,000명이었습니다. 결국 숫자로는 응원 청원이 이긴 셈입니다. 어쨌거나 탄핵은 국회가 소추해 헌법재판소가 결정하는 것이어서 청와대에 탄핵하는 것은 애초 번지수가 틀렸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청와대 국민청원을 없애버렸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탄핵 청원이 국회로 간 겁니다. 6월 29일까지 9일 남짓 동안 60만 명 이상 동의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한 달 전체 동의자는 200만 명 정도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진다면 300만, 400만 정도도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예전처럼 조만간 윤석열 지지 또는 응원 청원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등장할 겁니다. 그 청원의 최종 동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문재인 정부 때처럼 탄핵 동의자 숫자를 이길 수 있을까요. 문재인 정부를 부정하는 것말고는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는 것 같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 일반의 지지가 어느 정도인지는 이 탄핵과 응원 숫자 대결로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뭐, 여론조사 지지율이 거듭 역대 대통령 최저를 기록 중이니 안 봐도 결과가 뻔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