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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와 미디어오늘, 시사IN,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 등 5개 언론사는 각 사 울타리를 넘어 진행하는 ‘진실 프로젝트' 첫 기획으로, 현 정부의 언론장악 실태를 추적하는 ‘언론장악 카르텔' 시리즈를 함께 취재 보도합니다.
②이진숙과 김장겸... MBC 민영화 유령이 돌아왔다
어뷰징 : MBC 노조 비방 여론 조성
지난 2012년 1월, MBC 제작진이 파업에 들어갔다.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으로 불린 김재철 사장이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보복성 인사를 강행하자 이에 맞선 단체 행동이었다. 파업 와중에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비리가 잇달아 불거졌다. 여론은 MBC 사측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파업을 이끌었던 언론노조 MBC본부의 이용마 기자는 당시 MBC 경영진이 불리한 여론을 돌리기 위해 한 어뷰징 매체에 여론전을 의뢰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하지만 당시 위키트리 측은 이 사실을 부인했다.
그리고 10여 년 뒤, 뉴스타파 등 5개 언론사가 참여한 ‘언론장악 카르텔’ 추적 공동취재단이 당시 사건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MBC 사측이 노조를 비방하는 글을 SNS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훈의 당시 위키트리 대표가 처음으로 시인했다. 이른바 어뷰징을 주로 하는 매체에 노조를 상대로 여론전을 펼쳐달라는 MBC의 거래 제안이 있었다는 것이다.
트로이컷 : MBC 임직원 사찰 프로그램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노조 탄압과 통제 행각은 상상을 초월했다. MBC 노조의 파업이 진행되던 2012년 6월, MBC 사측이 사내 컴퓨터 시스템에 트로이컷이라는 일종의 사찰 프로그램을 깔아 직원간 메신저 내용과 이메일 등을 엿보고, 서버에 저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MBC 사측은 트로이컷을 이용해 직원 컴퓨터에서 파일 500여개를 열람했는데, 여기엔 노조 간담회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2016년 대법원은 사찰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한 MBC 정보콘텐츠실장 김 모 씨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확정했다. 법원은 또 노조 사찰을 묵인, 방조한 김재철 사장과 이진숙 본부장을 ‘공동 불법 행위자'로 판단했다. 이후 민사소송에서도 대법원은 이진숙과 김재철 등 간부 4명에게 MBC에 1800여만 원의 손해 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김장겸 부당노동 행위 판결문에 “이진숙은 왜 기소 안 하고 나만?”
이 사건과는 별개로 MBC에서 사장과 부사장 등을 지낸 안광한 백종문 김장겸 권재홍 등 4명은 부당노동행위로 징역 8개월에서 1년,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해당 사건 판결문에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김장겸 당시 MBC 보도국장, 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역할은 ‘보직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도록' 지시한 안광한 사장의 방침을 이진숙 보도본부장에게서 지시받아 부장들에게 전달한 것에 불과했다고 항변한 내용이다.
돌아온 MBC 민영화 돌격대
언론노조 자체를 적대시하는 이진숙의 태도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이진숙을 지명했다. 이진숙은 후보 지명 소감에서 언론노조를 향한 적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진숙 후보자는 “공영방송, 공영언론의 다수 구성원이 민노총의 조직원이다. 정치 권력, 상업 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가지려면 먼저 그 공영방송들이 노동 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이진숙의 등장과 함께 MBC 민영화를 주창하는 세력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국정원까지 동원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MBC 민영화 기도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결국 실패로 끝났는데, 10여 년이 지나 다시 ‘공영방송 민영화’가 노골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지난 7월 15일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1기 이사장이었던 김백 씨가 YTN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기존 진행자를 교체하고 만든 YTN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파이팅’에 출연했다. 진행자가 “KBS1만 (공영방송으로) 놔누고 KBS2, MBC를 민영화 할 거냐”고 묻자, 김 의원은 “그렇다. MBC도 차츰차츰”이라고 답했다.
[언론장악 카르텔]②이진숙과 김장겸... MBC 민영화 유령이 돌아왔다
[언론장악 카르텔]②이진숙과 김장겸... MBC 민영화 유령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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